우리 경주이씨의 시조(始祖)는 알평(謁平)이시다.

『삼국유사』에 의하면 기원전 117년 알평공이 하늘에서 신라 4대 영산(靈山)의 하나인 금강산(金剛山) 표암봉(瓢巖峰)에 내려왔다고 하였다. 신라 6촌(村)은 알천양산촌(閼川楊山村·돌산고허촌(突山高墟村)·무산대수촌(茂山大樹村)·취산진지촌(嘴山珍支村)·금산가리촌(金山加利村)·명활산고야촌(明活山高耶村)이다.

『삼국사기』에는 유리왕(儒理王) 9년 봄에 6부(部)의 이름을 양산부(楊山部)→ 밑돌부(及梁部)이씨, 고허부(高墟部) → 새돌부(沙梁部)최씨, 대수부(大樹部) → 점돌부(漸梁部)손씨, 우진부(于珍部) → 본피부(本彼部)정씨, 가리부(加利部) → 한기부(漢祈部)배씨, 명활부(明活部) → 습비부(習比部)설씨로 고쳤다고 기록되어 있다. 시조의 영지(領地)인 알천 양산촌(閼川 楊山村)은 뒤에 밑돌부(及梁部)가 되는 뿌리의 마을로 6촌의 모체이고 밑돌부의 촌장인 알평(謁平)은 6촌의 부족사회를 영도하는 수장이었다.

기원전 69년 3월 1일 6촌의 장이신 알평 시조께서는 알천 언덕에서 6촌장회의를 주재 하시고 “그동안 우리가 군주가 없어 백성을 다스리지 못함으로 생민이 모두 방자하여 제 하고 싶은 대로 하니 덕이 있는 이를 찾아서 군주로 삼아 나라를 세우고 도성을 마련하자”고 제안하여 사로국을 건국하고, 박혁거세를 왕으로 추대하였다. 이 회의가 신라건국회의였다.

신라건국을 의논하기 위하여 6촌의 촌장들이 모였다는 것은 6촌에 일이 생겼을 때 양산촌에서 회의가 자주 있었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때의 회의 방식이 바로 화백회의다. 당시 6촌은 상주, 옥천, 제천, 예천, 의성, 성주, 영해, 울진, 김천, 영천 등 상당히 광범위한 지역에 근거를 둔 큰 부족이었기 때문에 국가의 형태를 필요로 했다는 이론에 힘이 실린다.

신라의 천년고도 월성(경주)은 경주이씨 가문이 처음 열린 곳이다. 경주시 동천동 표암봉 아래 경주이씨 시조 알평선조께서 탄강하시어 양산촌장이 되셨다는 사기(史記)의 기록에 의하여 이곳에 악강묘를 세워 시조 알천양산촌장의 위패를 모시고 이 일원을 경주이씨의 발상지로 삼고 있다. 표암의 광림대는 시조께서 첫발을 내디디신 장소라고 전해 온다.

알천양산촌장이신 시조께서는 여섯 촌장과 함께 각종 문물제도를 정비하셨다. 특히 국사(國事)를 결정할 때 한 사람이라도 이의를 제기하면 안건이 채택되지 않는 만장일치 제도를 확립하셨다. 또한 박혁거세를 추대하여 신라를 건국하신 좌명공신이시고 유리왕 9년(서기 32)에 이씨(李氏)로 성(姓)을 받으셨다.


그러나 시조 이후 약 천년의 기록이 전하지 않아 세계(世界)를 모르고 있던 중 고려말 목은 이색 선생께서 찬한 익재 이제현선생의 묘지명에 그 선대가 신라 소판 벼슬을 하신 거명(居明)선조라는 기록에 의해 소판공을 중시조일세(中始祖一世)로 기세(起世)하게 되었다.

따라서 시조 이후 기록이 실전된 천년 동안에도 경주이씨들이 대대로 왕족 다음가는 지위를 누려왔을 것으로 추정된다. 소판공 이후 경주이씨는 천자만손으로 번성하여 고려조와 조선조를 통해 과거급제자가 백 여든 두 분, 재상 아홉분, 공신 열 두 분, 청백리 열 분을 배출한 대표적인 명문으로 알려지고 있다.

현재 한국의 모든 이씨는 귀화한 몇몇 이씨를 빼고는 모두 경주에서 나왔다는 설이 있다. 진주, 원주, 재령, 아산, 장수, 우계, 차성, 합천 이씨는 경주이씨의 분적종(分籍宗)이다. 대종보 경주이씨 본종 분파도에 보면 10세 휘 춘정 순흥부사와 휘 춘림 문하시랑 형제분을 시작으로 순흥부사공계는 평리공파, 익재공파, 국당공파, 부정공파, 상서공파, 사인공파, 판전공파, 월성군파로 나뉘고 문화시랑공계는 석탄공파, 교감공파 등으로 주요계파가 평성되어 오늘에 이르고 있다.